가치가게

Q. 가게 소개

봉황 1935는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1935년 만들어진 적산가옥을 수리하여 지은 카페입니다. 옛 세월의 흔적이 있는 적산 가옥은 우리에게는 아픈 추억이 담겨있는 일식 가옥이지만 오랜 가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젊은 층에게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당시 우리 민족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가게를 열 당시 봉황동 자체가 낙후되어 카페라고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신의 거리’라고 해서 점집이 30-40곳 이상 있었던 거리였죠. 1년 3개월 이상 길게 복원공사를 하여 2017년 오픈을 했고, 저의 고향이기도 한 봉황동을 살리고자 여러 상인들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오픈 당시 김해시에서 추진하는 도시재생센터가 열려, 주민들이 힘을 모아 도시재생 활동을 하고,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동네가 되었으면 했어요. 도시재생사업은 5년이면 끝나기 때문에, 사업이 끝난 후에도 도심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봉황대협동조합’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회의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해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지역의 로컬상품 및 기념품을 개발하려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봉황대길의 특징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라고 생각해서, 그 사실을 조금 더 쉽게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함이죠. 그 일환으로, 2천 년 전부터 김해시와 인도를 이어준, 가락국 허황후를 다들 아시지요? 그 전설을 살려 우리 가게에서는 인도에서 생산한 사탕수수원액, 인도 말로는 자그리라고 하는 그 원액을 이용하여 메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 전부터 각종 메뉴를 만들어 주변 상인들에게 나누어주고 반응을 지켜보고 있답니다. 그 외에도 지역색을 띄는 로컬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Q. 가치가게 지원 동기가 있으신가요?

봉황 1935는 ‘역사’와 ‘나눔’의 가치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옛것을 보존하고 있는 봉황동의 모습을 알리고자 지역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어 힘을 쓰고 있습니다. 로컬상품 개발이나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잇고자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또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로컬에서 활동 중인 청년들에게 카페 공간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습니다. 지역과 문화, 예술을 위해 힘쓰고 있는 청년들이 회의할 공간 마련하는 것도 어렵다고 해서, 그 때부터 언제든 내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음료를 구매할 때도 50%를 할인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게에서 그런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보람되고 참 기쁜 일입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특정한 사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타지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가게의 모습과 가옥에 감탄하는 모습을 볼 때나, 가게의 주인장인 저를 보고 가게 분위기와 어울린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살던 집이라 덤덤한데 젊은 손님 분들은 마당에 있는 우물까지 신기해하시더라구요.

Q. 가게를 운영하며 보람찼던 적이 있으신가요?

낙후되었던 봉황동 거리가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과 외부유입인원이 점점 늘어나는 모습을 볼 때 참 보람됩니다. 이 가게와 동네가 어린 시절부터 살았던 곳이라 더욱 더 애착이 가고 뿌듯합니다.

Q. 우리 동네를 소개해주세요!

봉황동은 김해 봉황대의 역사가 서려있고 원도심이라 고층 건물이 없어 옛날식 건물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맑은 하늘을 보기가 좋고 선선한 공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동네, 추억과 정서가 있는 동네입니다. 저는 이 지역에서 그저 카페를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의 문화 활동, 예술 활동을 지지하며 살고 싶습니다.

Q. 마지막 한 마디

일상에 지친 사람들도 거리를 거닐고, 특색 있는 가게를 구경하고,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봉황동 이 길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봉황동을 방문해주시면 곳곳의 숨어있는 문화적 가치,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사진 - 박진경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