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가게

부원동 골목 어귀를 들어서자 고소한 향이 가득 풍겨온다. 빨간 배경의 글씨로 참기름, 파란 배경의 글씨로 들기름. 고소한 향의 근원지가 눈에 바로 들어온다. 새로워 보이는 간판과는 달리 사장님이 앉아 계시는 자리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기름을 짜는 기계들에 오랜 시간이 담겨있지만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손길이 느껴지는 이곳, 역사의 가치를 담은 가치가게 한일참기름을 알아보자.

안녕하세요. 가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반갑습니다. 부원동 가치가게 한일참기름 한경덕입니다.

저희 한일참기름은 즉석에서 직접 참기름, 들기름을 짜고 직접 미숫가루, 고춧가루 등 가루를 빻아서 다양한 식자재를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가게입니다.

막 기름을 짜셨는지 고소한 향이 가득이에요. 가게를 운영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올해로 37년째 됩니다.

부원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어요. 부원동은 어떤 동네인가요?

저희 가게 한 블록 앞에 새벽시장이라고 있어요. 매일매일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새벽시장이 있어 편리하고, 교통의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어요. 차편이 좋아 이동이 편합니다.

오랜 시간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단골도 많이 생기셨을 것 같아요.

저희 가게가 여기 부원동과 봉황동으로 나뉘는 경계지역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옛날에는 주거지가 많았는데 지금은 내외동, 삼계, 장유 등 신도시가 많이 생기면서 대부분 이사를 많이 가셨어요. 여기서 20년, 30년씩 단골로 찾아주시다가 이사를 가신 분들이 많은데, 그래도 저희 집을 다시 찾아와주시더라고요. 참 감사하죠. 가게가 오래 있으면서 예전에는 연세 있으신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이제 세월이 흐르다 보니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한 곳에 있으면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단골 분들이 오랜 시간 찾아주시는 이유가 뭘까요?

오랜 노하우에서 오는 저희 집만의 기술이 있죠. 참기름 같은 경우는 볶음 과정에서 뭐랄까, 제 나름대로의 기술이 있어요. 다 같은 깨라도 볶는 방법, 시간에 따라 맛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손님들이 저희 참기름, 미숫가루가 맛있다, 다른 가게, 다른 지역 제품보다 맛이 좋고 깨끗하게 한다,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해 주시니 항상 고맙고 뿌듯합니다.

이렇게 사장님만의 전문적인 기술로 참기름을 짜고 미숫가루를 만들고, 꼭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떠오릅니다.

바리스타도 그렇고 다른 업종에도 다 각자 자기들 나름대로의 전문성이 있지요. 노하우는 아무래도 오랜 경험에서 나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술 같은 것은 몸에 자연스럽게 익히기가 시간이 걸리죠. 실패도 하고 시행착오도 겪다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익게 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한일 참기름 자랑 부탁드릴게요.

자랑이랄 것까지는 없고요. 어느 손님이든 오시면 항상 이 집 기름은 참 좋다, 이 집에 오면 원산지 표기도 잘 돼 있고 정확한 양에 맛도 좋다 하시면서 또 다른 손님도 모시고 오고 소개도 시켜주고 하니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인터뷰 가치크루 신은경

사진 김해문화도시센터 김세아, 이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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